예전에는 비 오는 날이 싫었다.
신발도 젖고 옷도 버려버리고
무엇보다 꿉꿉한 그 기분이 싫었다.

하지만, 시련과 마음고생을 몇 번 겪다 보니
이제는 비 오는 날이 마냥 싫지만은 않다.
오히려 기분이 더 좋다.
아마도 과거의 경험 때문이 아닐까 한다……
대략 8년 전
현역시절 1차 중대장을 할 때,
비만 오면 성질내고 짜증 내던 대대장……
“그래서… 병력들 뭐 할 건데?”
거기에 뭐라고 답변하면
“그게 말이되? 비가 오잖아!!”
그땐 윗사람이 집어던져도 그냥 맞아주는 게 맞는 줄 알았다.
그리고 3차 중대장 시절.
비만 내리면 떠내려가는 막사와 토산
그 토산은 장군의 지시로 억지로 쌓아 올린 거대한
흙더미인데 굴삭기 한대로 1주일 동안 아무 대책 없이
쌓아 올린 그런 흙산이었다.
독립중대임에도 비만 오면 멀리서 걸려오는 전화와 친히 행차하시는 높은 분들……
그에 따라 비 오는 날 먼지 나는 우리들
내리는 비를 보며 그때를 떠올리면 지금은 그저 씁쓸한 헛웃음만 나온다.
왜 그럴까, 아마도 그저 기억을 뒤적거려 떠올려야만 하는 입장이 된 것이 다행이다라는 생각과 동시에 지금은 이제 그런 입장이 아니니 나의 과거일이었음에도 그저 남일처럼 여기는 지금의 내 모습에 이질감을 느껴서 인 듯싶다.
아무튼간에
이제는 비 오는 날씨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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