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아침의 정적을 깨는 학교 선생님의 전화……
우리 아이 등교한지 얼마 안 되어 전화가 왔다.
바빠서 미처 받지 못했다.
왜 전화하셨을까?
우리 아이가 다친 건가?
이제 막 1학년 새싹 딱지를 떼었는데 뭔 일 낫나?
오만가지 상상이 동원되며 오전 내내 일이 잡히지 않았다.


12시 어간에 겨우 통화가 되었다.
내용을 들어보니 아침 1교시 시작 전, 우리 아이가
미처 하지 못한 숙제를 다른 아이에게 부탁하였다는 것이다.
음? 그게 왜?
그 상황을 가지고 나더러 가정환경이 어떻게 되는지, 가정 내 훈육이 어떻게 되는지 따지는 여선생이었다.
기가 막혔다.
저 상황이 심각한 것인가? 이제 막 초등학교 1학년인데,
추후 중학교 고등학교 일진애들처럼 양아치로 성장하진 않을까 라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걱정하는 것인가?
정말 기가 막혔다.
지난 23년 4월에는 옆 친구가 지우개를 흘려서 지우개 주워달라고 부탁한 말에 우리 아이가 장난으로 지우개를 밟았다고 내게 전화가 왔다.
그때도 내게 가정양육환경, 아이의 폭력성 등 어쩌고 하며 심각하게 문제아로 몰아갔다.
완전 제대로 나와 아이 함께 전화받는 내내 가스라이팅을 당했다.
이번에는 그냥 좌시할 수 없었다.
12시에 시작된 통화는 1시가 다돼서야 통화가 끝날 정도로 열띤 통화가 오갔다.
1학년 담임선생님은 나의 가정환경이 문제가 있고 우리 아이의 정서가 심히 의심이 되니 “놀이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에 반해, 나의 주장은
지금 1학년 담임선생님은 우리 아이에 대하여 “확증편향”과 선입견을 가지고 별거 아닌 상황과 언행에 대하여 대단히 잘못한 문제아로 몰아가고 있다고 얘기했고 결론적으로 상담개념도 아닌 임상적 시각으로 우리 아이를 바라보고 있어서 상당히 불쾌하고 “치료”가 아닌 “상담”으로 우리 아이를 대했으면 좋겠다. “놀이치료”는 너무 나갔다.라고 표현했다.
수긍을 했는지,
“아, 네. 알겠습니다”를 끝으로 통화를 마쳤다.
도대체 나와 우리 아이에게 담임선생님은 왜 그랬을까?
다른 학부모들의 스트레스를 나와 아이에게 전이한 것일까?
이제는 우리 아이 1학년 담임선생님에게도 가스라이팅을 받고 있다.
너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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